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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고] 유료방송시장의 재산권과 정부정책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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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17
내용

한때 유료방송의 유일한 매체로 인식됐던 케이블 TV는 위성방송과 IPTV 활성화로 독점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또한 무선 전송 기술의 발전은 방송 시장에 이동성이라는 새로운 차원을 열어줬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미디어 서비스 출현은 전통적 방송만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던 시대가 끝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경쟁, 낮은 수준의 유료방송 요금 등 국내 유료방송 시장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이 없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유료방송 규제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 유료방송은 사업자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는 많은 규제를 담고 출발했다. 매체 간 균형 발전과 다양성, 공익성에 입각해 사업자 간 재산권 거래를 근본적으로 차단함에 따라 효율성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MSO 금지조항은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기업 활동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으며, 산업 내 부문 간 획일적인 수익금 배분 규정은 무임승차라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더구나 이러한 규제들은 공익성 확보와는 애초부터 거리가 있었다. 사업권을 부여하는 방식에 따라 공익성의 수위가 조절될 수 있다는 발상은 아무런 논리적 연결성이 없었음에도, 공익성과 사업권을 동일시했던 정책당국의 규제 체계가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교훈은 스마트미디어 환경에서 유료방송 사업자에 대한 사업권 부여정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사실 2000년대 이후 방송법 개정은 사업자의 재산권 행사를 자유롭게 해줌으로써 경제적 효율성을 증진시켜 온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디지털화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라는 새로운 시장이 발전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본 조달, 규모의 경제 실현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과거의 규제 체계로는 이러한 요구들을 수용하기가 어려워졌고, 정책당국은 결국 사업자 간의 거래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변경하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 있는 규제들이 스마트미디어 환경과 세계 경쟁에 직면해 있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독이 될 수 있다. 자유로운 사업권 행사를 제한하는 정책은 더 이상 현실에 맞지 않는다. 방송 시장의 진입 제한과 사업자의 생존권 보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시장철학에 맞는 재산권 부여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공익성의 문제는 사업권 부여 방식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더 이상 공익성과 사업권을 동일시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인식했는지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내놓은 유료방송 발전 방안은 늦은 감이 있지만 반가운 일이라 하겠다. 유료방송 발전 방안은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규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시장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안이 대거 포함돼 있다. 단일 허가 체계로 사업허가권 통일, 유료방송 사업자 간 지분 규제 폐지, 요금 승인제를 신고제로 완화하기 등을 골자로 하는 방안은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를 최대한 인정해 주려는 고심이 묻어 있다고 하겠다. 모바일 경쟁력이 부족한 케이블과 SKT와의 동등 결합 협상을 중재함으로써 공정한 경쟁 환경을 이끌어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청자 측면에서의 고민이 좀 더 필요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상파 재송신과 관련한 대가분쟁으로 발생하는 시청자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유료방송 발전 방안에는 이에 대한 고민들이 빠져 있다. 또한 권역 개편 추진 방안들이 유료방송 시장의 발전과 시청자들의 후생에 어떤 편익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부족하다.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는 정책당국의 추가적 노력들을 기대해 본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한국미디어경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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